직장인 조미진 씨(30)는 두 달째 흑마늘즙을 챙겨먹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야근으로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가던 차에 흑마늘을 꾸준히 섭취하면 좋다는 어머니의 권유로 먹기 시작했다. 마늘 특유의 냄새가 강하게 날까 염려했지만 흑마늘은 숙성을 거치면서 오히려 달콤한 맛이 나 거부감 없이 섭취하고 있다. 또 파우치 형태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이라 먹기에도 편리하다.
흑마늘 하면 아버지들의 활력 보충 식품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 그것도 옛날 이야기가 됐다. 중년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흑마늘은 이제 젊은 여성들도 즐겨 찾는 대중적인 건강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많이 찾았던 전통 원료를 활용한 건강식품이 이제는 젊은 층으로 주 소비층이 옮겨가고 있다. 최근의 2030세대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며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는 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2030세대를 위한 전용 건강식품 브랜드가 론칭되는 등 이들을 타깃으로 한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 흑마늘 제품 주요 고객은 30대 여성... 중년 남성보다 여성들이 즐겨 찾는 제품으로 ‘변신’
건강식품 전문기업 천호엔케어는 중년 남성이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진 전통 원료를 활용한 건강식품이 최근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천호엔케어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흑마늘을 원료로 한 건강즙 ‘흑마늘 프리미엄’과 ‘흑마늘’은 30대 여성 구매자가 27%로 전체 구매 고객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천호엔케어에서 판매되는 전체 마늘 관련 제품 구매자 분석 결과, 68.4%가 여성으로 조사되는 등 남성보다 여성들 사이에서 더 많이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호엔케어 관계자는 “스트레스와 피로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늘어나며 젊은 층이 이전보다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아져 적극적으로 건강식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특히 마늘이 면역력 등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 좋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마늘 특유의 알싸한 냄새와 매운 맛을 잡아 거부감이 덜한 흑마늘 제품을 섭취하는 젊은 고객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 몸 생각하는 2030세대… 젊은 층 타깃으로 제품 라인업 갖춘 건강식품 브랜드 ‘인기’
이처럼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젊은 층이 건강식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업계에서도 이들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천호엔케어는 올해 4월 2030세대를 위한 건강식품 브랜드 ‘하루활력’을 론칭하면서 젊은 고객들이 늘었다. 다양한 전통 원료를 젊은 층의 입맛에 맞게 개선한 다양한 건강 음료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하루활력 흑마늘’은 3040 여성 고객들의 비중이 47%로 전체 구매 고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여성들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진 석류를 원료로 한 ‘하루활력 석류’는 30대 여성이 22%, 40대 여성이 30%로 나타났다. 20대 여성 구매자도 10%나 차지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초 기존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청윤진’을 2030세대에 맞춰 리브랜딩한 ‘생활정원’을 선보이고 최근 브랜드 홈페이지를 개편해 선보이며 고객과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제품 소개뿐만 아니라 건강 관련 정보를 전하는 ‘건강테스트’ 등을 제공하며 건강한 아름다움과 생기 넘치는 라이프스타일 철학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CU는 건강 관련 식품 전용 판매대인 ‘CU 헬스존’을 마련했다. CU는 올해 초부터 홍삼음료, 건강기능식품 등이 포함된 ‘건강식품’ 카테고리를 신설해 운영한 결과, 6개월 만에 관련 매출이 35.7%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8월부터 170여 개 점포에서 시범운영을 거친 뒤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